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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Author : 황성혁     Date : 03-12-19 16:12     Hit : 18776    
 
 
 세상을 바꾸자고 한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트럭 차주들이 들고 나온 구호이다. 자고 나면 깜짝 놀랄만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 듣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지만, 드디어 이처럼 살벌하고 폭탄적인 구호까지 듣게 되었다. 볼세비키 혁명시대의 구호와 흡사하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일가. 목소리 큰 사람 마음대로 되어가는 세상, 법과 약속은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남의 손해는 상관않고 자기
에게만 이익되는 세상, 위 아래가 없고 앞뒤도 없는, 질서가 깡그리 무시되는 그런 세상 만들겠다는 것일가. 우리들의 딛고 서있는 이 땅이 언제부터 이리도 허망하게 허물어져 내리기 시작했단 말인가.

그들은 이 세상의 물류를 끊었다. 영도에서 건너다 보는 부산항은, 무질서하게 쌓인 콘테이너 박스의 산이었다. 언제나 분주하던 부산항은, 안팎으로 들어 올 배, 나갈 배들이 뒤엉켜, 움직일 자리가 없는 선착장이 되었다. 물자들이 움직여야 할 한길은 산더미 같은 트럭들의 주차장이 되어있었다. 세계 세 번째 콘테이너 취급 항이라던 부산항의 자랑은 더 이상 현실성 없는 허구가 되었다.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던, 한반도를 금융의 중심지로 만들어 보겠다던, 세계의 외자들을 유치하겠다던 정부의 구호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문이 중단되고 수출은 끊어지고 생산은 쉴수 밖에 없었다. 외자를 유치하기전 국내생산 시설의 외국 이전과 국내자본 해외유출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 되었다.

물류대란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물류를 끊은 목적은 운송요금 30% 인상, 지입제 철폐, 지입 차주를 노조원으로 인정, 불법 다단계운송 행위 단속, 전자시스템에 의한 입찰 확대 금지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은 대란을 일으킬 이유가 될 수가 없었다. 

그 모든 조건들은 그들이 포함된 시스템 안에서의 그들 자신의 합의사항이며, 그들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국민들에게 눈을 부라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 미국이나 일본보다 두배이상의 물류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화주들에게 서슬 시퍼렇게 덤벼들 일은 더욱 아니었다.

한나라의 물류라는 것은 우리 몸으로 말하면 핏줄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것을 끊는다는 것은 목숨을 끊겠다는 것이다. 세상의 핏줄을 끊으면 그들의 생명부터 먼저 끊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그들이 요구하던 것을 모두 얻은 것처럼 보인다.

정말 얻었을까. 그들의 이번 행위는 장래에 얼마나 많은 이익을 그들로부터 빼앗을 것인가. 그들은 그들을 동정하고 그들편에 서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등을 돌리게 하였다.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 말이라면 무엇이건 들어 줄려고 준비하고 있던 이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까지 정말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이 정부는 이제 어찌 할것인가. 제멋대로 날뛰던 이 사람들의 난동을 멈추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에게 무릎을 꿇어버린 당국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이나라를 이끌어 나갈 것인가. 얼마나 많은 반복되는 무법에 정부는 굴복을 계속할 것인가. 엄청난 물류 비용을 물고 있는 모든 기업들을 제쳐놓고, 그들이 나서서 마음대로 기업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낸 이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에게 무엇이라 변명할 것인가. 정부가 그토록 만만하게 억누르기만 하는 이 나라 기업들이 아무말 않고 엎드려 있는것이 애처러워 보인다. 외국기업들 같으면, 정부마음대로 협상해서 그들에게 억지로 떠맡긴 수천억원이 넘는 손실에 대해, 한국기업들 처럼 엎드려 있을까. 그들이 정부에 대해 법대로 그 손실을 청구한다면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 정부는 다시 욱박지를 수 있을까.

"세상을 바꾸자"는 트럭 주인들의 처참한 말까지 듣게 되었다. 이쯤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말로 평범하게 살아 갈수 있도록, 세상은 정말 평범하게 바로 잡혀야 가야 하지 않을까.

Best Reg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