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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지사지
  Author : 황성혁     Date : 04-03-22 13:57     Hit : 12878    
  
 

易地思之

                                                                                                    五舟  黃  成  赫


기업가들이 매를 맞는다. 맞아도 너무 맞는다. 너도나도 뭇매를 날린다.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한 펀치 날리지 않으면 사람 축에도 못 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이 돈 만지는 것을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돈에 한 들린 사람들이 한풀 듯 뭇매들을 날린다.

촉망받는 차세대 지도자로서 자리를 잡은, 그리고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프리미엄을 자랑하고 있는 추미애 의원이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을 처벌하라고 목청을 높이고 나섰다. 삼성그룹이 거액의 돈을 정치권에 제공했기 때문이며, 그룹이 불법정치자금과 비자금의 창고가 되었으며, 그것이 미국 엔론사의 회계 부정과 비교되며,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기업인은 없어져야 한다고 서슬 푸르게 나섰다.

이 시대의 양심이라고 스스로 일컫고 있는 조정래 작가도, 왕따 당하는 아이에게, 반 아이들이 따라서 주먹질하듯, 기업가에게 한 주먹을 안겼다. 박찬호 선수의 끈질긴 재기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적은 글에서였다. 잘 나갈 때 엉겨 붙던 사회적 관심이, 어려워지자 표변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은 뒤, 끈질긴 사람만이 살아 남는다는 박찬호의 다짐에 대한 그의 감동을 실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노동자들에 힘입어 부자가 된 기업인들이 그 이윤의 사회 환원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부하는 세상에서, 당신은 오로지 자신의 몸을 학대하고 단련시켜 가며 어렵게 번 돈을 귀국할 때마다 내 놓고는 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실천은 성자를 능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검찰이 불법정치자금 제공자로서 기업인들을 발가벗기고 있다. 노동조합은 기업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사회단체들에게 기업가들은 그들의 존재이유가 되어있다. 기업가들이 편안하게 숨쉴 공간이 이 땅에는 없다. 이처럼 각박한 풍토에서도 그들이 국가경제를 지탱해 내고 있다는 것이 용하다.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을 해야할 이유가 있다고 강변하더라도,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것은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세계의 반도체와 정보 지식시장에 움직일 수 없는 한국의 깃발을 드높이 꽂은 삼성그룹을, 껍데기 없이 포장으로 발라 놓았던 엔론에 비유하다니. 몰라도 너무 무식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어 대는 한국적 정치인의 고질병을 다시 한번 보여 주는 꼴이었다. 그 회사가 우리 사회에 바친 공헌은 정치인들을 차 떼기로 갖다 부어도 이룰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재벌들이 불법 비자금의 창고일지는 모르나, 그 창고를 만든 것은 누구이며, 그 창고로부터 손을 깨끗이 보존한 정치인이 누구란 말인가. 검찰이 맡아서 하는 일에 대해 검찰에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이다. 오히려 자성하고 스스로의 때묻은 손을 부끄러워하는 자세가, 눈을 흘기며 써늘한 독설을 툭툭 내 뱉는 것보다 이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더구나 그녀는 FTA에 어정쩡한 자세를 유지했으며 결국 반대를 했다고 보도되었다. 그것이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소신을 바로 세워서 이 사회를 이끌어야 할 차세대 지도자의 모습일까.

박찬호 선수에 대한 작가의 평가는 편견에 가득 차 있다. 어떻게 그렇게 왜곡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은 자신의 몸을 학대하며 어렵게 얻은 몇 푼의 돈이 아니며, 그의 광고에 의한 수입까지 합치면 그가 귀국할 때마다 내 놓은 돈이 그렇게 감동적인 액수라고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 행위가 성자를 능가하는 수준이라니. 그 엄청난 부에 걸 맞는 공헌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구단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고, 주위에 걱정을 끼쳤으며, 스스로도 뼈를 깎는 노력을 했던 것이다. 세상이 표변하여 그에게서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 그가 당당히 일어서도록 이 세상이 그를 채찍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까지는 작가가 갖고 있는 박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아부라고 해두자. 느닷없이 기업가는 거기에 왜 끌어드리는가. 더구나 노동자들에 힘입어 부자가 된 기업인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회 환원을 거부한다는 인식은 그저 보아 넘기기가 딱하다. 우리의 지도적 양심이란 사람의 이 사회현실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그 정도일 수밖에 없는가. 한심할 뿐이다. 한심할 뿐이다. 앞으로 작가가 잘 아는 일만 써 주시기를 간청할 뿐이다.

남의 것을 손가락질하기는 얼마나 쉬운 일인가. 남의 자리에 자기 스스로를 놓아 보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남이 이룬 것의 귀함을 알고 그것을 고마워 할 줄 아는 세상은 얼마나 기다려야 올 것인가. 나는 내 자손들이, 손가락질 해대거나 주먹질을 일삼는 정치가들이나, 알지도 못하는 일에 대해 입방아를 찧는 작가라는 분들 보다, 오히려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묵묵히 외국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하고, 나라를 부자로 만들기 위해, 밤을 낮으로 삼고 일하는 기업가로 자라기를 소망한다. 그들이 열심히 일할 분위기가 되고 그만큼 존경받을 때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 설 것이다. 그날은 반드시 오리라 확신한다.